보도자료

기획 [몽골사막에 희망을 심다](下) 韓 청소년, 나무심기

⦁ 등록일 2023-08-1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3647

⦁ 기사출처 데일리굿뉴스

⦁ 원본링크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2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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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숲사랑청소년단, 2023 글로벌 숲탐방 원정
울란바토르 "한-몽 우호의 숲" 나무심기 체험


[편집자 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면 도착하는 몽골.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가득하다. 울란바토르 공항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 신비의 땅. 하지만 기후변화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이곳을 가장 먼저 덮쳤다. 드넓은 초원을 잠식하는 사막화로 호수가 마르고 가축들이 먹을 풀이 사라지고 있다. 본지는 사단법인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사장 김명전)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뒤에 숨겨진 몽골의 기후위기 현장을 찾았다. 



▲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사장 김명전)은 지난 9일부터 몽골에서 "2023 글로벌 숲탐방 원정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한-몽 우호의 숲"에서 나무를 심고있는 대원들 모습. ⓒ데일리굿뉴스


"나무야 무럭무럭 자라라. 10년 후에 다시 돌아올게"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사장 김명전) 대원들과 지도교사 40여 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척박한 몽골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이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오전 일찍부터 발걸음한 곳은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쪽으로 약 8km 떨어진 "한-몽 우호의 숲"이다. 2017년 시작해 5년간 추진된 도심숲으로 "한-몽 그린벨트 프로젝트"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양국 간 우호를 다지기 위해 조성됐다. 

산림청이 목표한 40ha 규모의 조림을 끝낸 지가 벌써 2년이 지났다. 모랫바람만 휘날리던 황무지는 각종 동물과 곤충이 깃드는 아름다운 숲이 됐다. 최근에는 놀이터와 체육시설, 자생수목원, 바닥분수 등을 조성해 지역주민은 물론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산림휴양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이성길 단장은 "지금 밟고 있는 이 땅은 원래  버려지다시피 했던 공간이었다"며 "불법 거주지로 전락했던 곳을 지역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숲사랑청소년단 대원들이 나무를 심기 전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이성길 단장(왼쪽 두번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몽골 땅의 "녹색파수꾼" 되다


이 단장의 설명을 들은 대원들은 2인1조로 짝을 지어 땅을 일구기 시작했다. 토양이 거칠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흙속에 파묻혀 있던 바위와 돌멩이를 리어카로 여러 차례 실어날라야 할 정도였다. 

대원들은 땅을 개간한 후 퇴비와 흙을 잘 섞어 묘목의 뿌리를 채웠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뿌리를 덮은 토양을 다지니 제법 모양새가 나왔다. 어린 학생들의 힘만으로는 모자라 지도교사들이 옆에서 손을 거들어야만 했다.

정성스럽게 심은 묘목은 골담초와 자작나무, 소나무, 인동덩굴이다. 춥고 건조한 지역에서 잘 견딜 뿐 아니라 도심숲에도 어울리는 수종이다. 가냘픈 묘목이 땅에 뿌리를 딛고 선 모습이 새삼 대견해보였다. 

권연우 대원(경안여중,15)은 "한국에서도 나무를 심어본 경험이 있는데 그 때와 달리 땅이 딱딱해서 힘이 더 든다"며 "몽골에서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게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 실감된다"고 말했다. 

새싹 한 잎이 돋기까지

몽골에서 나무를 심는 과정도 녹록지 않지만 사후관리는 더 어렵다. 척박한 토양과 적은 강수량으로 나무가 자라기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 여기에 영상 30℃에서 영하 40℃까지 오르내리는 혹독한 기온까지 겹치면서 조림 난이도는 훌쩍 높아진다. 몽골의 기후와 환경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조림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가축떼도 변수다. 말과 소, 양, 염소 등 가축들은 조림지의 불청객이다. 한-몽 그린벨트 사업 초반에 가축들이 넘어와 묘목의 잎과 줄기를 모조리 갉아먹어 공들여 심은 나무가 하룻밤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 단장은 "조림지가 거대 숲이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다"며 "한국에서 동일한 수종을 심었을 때보다 몇십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그루를 심더라도 정성스레 가꾸고 보살펴서 살아남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나무를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무엇보다 우선되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무심기로 온 몸이 진흙투성이된 대원들의 얼굴에는 묘묙들이 자라 울창한 숲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역력했다. 10년, 20년 뒤에 이곳에 다시 찾아와 어떻게 변해있는지 보겠노라고 기약하는 대원도 여럿이었다. 

차유나 대원(백봉초,11)은 "오늘 세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며 "10년 후에 이 자리에 꼭 다시 돌아와서 내가 심은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고싶다"고 말했다. 

정지호 대원(옥계중,15)도 "돌멩이가 많아서 힘들었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해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며 "우리가 심은 묘목이 몽골의 사막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한-몽 우호의 숲"에서 나무를 심고있는 대원들 모습. ⓒ데일리굿뉴스


나무심기 체험은 대원들과 함께 땀 흘린 지도교사들에게도 각별한 시간이었다.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숲을 가꾸고 지켜나갈 글로벌 인재로 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번이 세 번째 탐방이라는 김백경 운영기획위원은 "숲사랑청소년단 대원들과 나무를 심으러 올 때마다 매번 감회가 새롭다"며 "인생에서 중요한 청소년기에 해외에 와서 나무를 심으며 숲사랑 정신을 함양해가는 대원들의 모습이 기특하다"고 말했다. 

탐방을 총괄한 김동균 한국숲사랑청소년단 단장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재개된 해외탐방 프로그램인데 대원들이 진지한 태도로 임해서 뿌듯했다"며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계속해서 기후위기 시대를  인재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들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1989년 한그루녹색회 설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75만 여명의 대원을 배출했다. 매년 1만 여명의 대원들이 산림 프로그램과 전시회, 캠페인 등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 나무심기를 끝낸 숲사랑청소년단 대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데일리굿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