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사랑기자단 NEWS
매향중학교 교목 매화나무 이야기 |
---|
⦁ 등록일 2025-07-15 ⦁ 작성자 송다흰 |
매향중학교 교목 매화나무 이야기
매화나무와 함께 시작된 120년의 여정 1902년 '삼일여학교'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우리 학교는 1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매화나무와 함께 성장해왔다. 학교 설립 당시부터 심어진 매화나무는 단순한 조경수가 아니라, 학교의 정신과 가치관을 상징하는 특별한 존재였다.
시련 속에서 피어난 불굴의 정신 일제강점기, 기독교 학교였던 우리 학교는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했다. 신앙과 양심을 지키려는 굳은 의지 때문에 일본 당국에 의해 강제 폐교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 시련의 시간 동안에도 학교 교정의 매화나무는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냈다. 혹독한 추위와 시련을 견디며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의 모습은 마치 어둠의 시대를 버텨내는 학교의 정신을 보여주는 듯했다.
'매향'이라는 이름에 담긴 새로운 희망 해방 후 학교를 재개할 때, 원래 이름인 '삼일여학교'를 그대로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삼일'이라는 명칭이 3·1운동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새로운 교명을 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바로 그 순간, 학교 주변에 매화꽃 향기가 가득 퍼져 나왔다. 시련을 견디고 다시 피어난 매화의 향기처럼 학교 역시 고난을 이겨내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매향중학교'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매향'은 매화의 향기를 뜻하며, 동시에 학교의 새로운 출발과 희망을 상징하게 되었다.
매화의 상징성과 교육 철학의 만남 매화는 사군자 중 첫 번째로, 강인함, 순수함, 인내, 맑은 마음을 상징한다.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신념을 지킨 우리 학교의 역사는 매화의 이러한 상징성과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 매화의 품성이 본질적으로 같은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학교는 "이른 봄 추위를 이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처럼 어려움을 극복하고 향기로운 사람으로 성장하는" 학생을 기르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 매화나무는 학생들에게 인내와 고운 마음을 가르치는 무언의 스승이자,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함과 신념을 지키는 용기를 몸소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의 상징인 것이다.
매화나무의 생태적 특징과 교육적 가치 매화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이른 봄, 다른 꽃들이 아직 피기 전에 홀로 꽃을 피워 겨울잠에서 깨어난 꿀벌과 나비들에게 첫 번째 식량원을 제공한다. 이러한 매화의 특성은 남보다 먼저 희망을 품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교육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매화의 꽃은 5장의 둥근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홍색, 흰색, 빨간색, 노란색 등 다채로운 색상을 자랑한다. 달걀 모양의 잎은 여름에는 짙은 초록색을 띠다가 가을이 되면 아름다운 붉은색으로 물든다. 6~7월에는 황록색 열매인 매실이 맺혀 매실차나 매실주 제조에 활용되는 등, 매화나무는 일 년 내내 우리에게 다양한 선물을 준다.
생태계 속에서의 역할과 문화적 가치 매화나무는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뿌리 체계는 토양을 견고하게 붙잡아 토양 침식을 방지하고, 떨어진 낙엽은 분해되면서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나무 그늘은 토양의 수분 증발을 억제하여 주변 식물들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이처럼 매화나무는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생명체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화적으로도 매화는 오랜 세월 동안 고결함과 품격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 수많은 시인과 화가들이 매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았으며, 전통 한의학에서는 매화의 다양한 부위를 약재로 사용해왔다. 이러한 문화적 가치는 매화나무가 단순한 식물을 넘어 인간의 정신적 성장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를 향한 매화 정신의 계승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향중학교와 동고동락해 온 매화나무는 이제 단순한 나무가 아니다. 그것은 학교의 역사를 증언하는 산증인이자,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다. 앞으로도 우리 학교의 매화나무는 매년 봄마다 꽃을 피워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어려움을 이겨 내는 강인함과 향기로운 품성을 기르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매화나무가 보여주는 것처럼, 진정한 교육은 지식의 전달을 넘어 인격의 형성과 정신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다. 매향중학교의 매화나무는 바로 그런 교육의 본질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인 것이다.
매향중학교 송다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