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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태산 품 속에서의 1박 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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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4-03-0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3697 |
2009년 8월 24일 김주은학생이 작성한 글입니다.
청태산 품속에서의 1박 2일
진초록 물결이 차창 밖에서 물결친다. 무더운 여름의 강렬한 햇빛이 모든 곳에서 뜨겁게 빛나고 있다. 나무에게도. 들판에게도, 산에게도, 하다못해 작은 클로버 잎 하나에까지도 뜨거운 햇살은 그 손을 뻗어 그것들을 어루만진다. 여름을 더욱 실감나게 해 주려는 듯 말이다. 이런 8월 중순에, 우리 어린이 숲 리더들은 세 번째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활동은 청태산 자연휴양림에서 이루어진 1박 2일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이 활동은 내가 오래 전부터 기대해왔던 활동이었다. 넓은 들판이 펼쳐진 시원한 길을 따라 두 시간 반 정도 달려 드디어 강원도 횡성에 자리한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도착! 청태산도 여름의 향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초록이 물들다 물들다 진초록이 되어버린 나뭇잎들, 따가운 햇빛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너른 잔디 광장... 요란한 매미들의 합창곡......잠자리들도 ‘하늘은 내 차지다’라는 것처럼 하늘에서 뱅뱅 활개를 치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 곳의 여름은 도시의 여름보다 더 강렬하고 더 매력적인것 같았다.
잠시동안 짐 정리를 한 뒤에는 조를 나누고 첫 번째 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활동은 조 별 대결! 선생님께서 보여주시는 나무 열 가지와 야생화 20가지를 이곳 청태산에서 찾아서, 디지털 카메라로 그 사진을 찍어오고,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을 찍을 팀이 이기는 시합이었다. 시간은 두 시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식물 대부분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식물이었지만, 막상 찾으려고 보니 눈에 잘 띄지 않을뿐더러 다른 식물과 헷갈리기가 일쑤였다. 더운 날씨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리 조가 찍은 식물은 층층나무, 마타리, 산초나무, 짚신나물, 동자꽃 , 달맞이꽃 등이었다. ‘애기앉은부채’ 라는 희귀한 꽃을 찍으려고 그 꽃이 있다는 높은 곳 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 결국 못 찾아서 너무 아쉬웠다. 그 꽃을 찍으면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운 점과, 직접 보지 못했다는 점이 더 미련이 남았었던 것 같았다.
첫 번째 활동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전까지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나는 자유시간 동안 친구들과 잔디광장에서 잠자리를 잡았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잠자리는 눈치가 얼마나 빠른지 잠자리 채를 들고 살금 살금 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가도 어느 새 휙 날아가 버렸다. 운 좋게 잡은 잠자리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내가 잡은 잠자리는 거의가 고추좀잠자리였는데, 고추좀잠자리는 암컷은 등이 갈색, 수컷은 등이 빨간 색이어서 구분이 쉬웠다. 저녁으로는 맛있는 바베큐를 먹었다. 자연 속에서 먹는, 게다가 숯불에 구워 먹는 고기는 정말 최고였다. 친구들과 함께 먹는 식사는 정과 즐거움이 담겨 늘 훌륭한 만찬이 된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박흥식 선생님께서 계절별 별자리 설명과 등화채집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셨다. 별자리 설명은 각 별자리의 모습과, 별자리에 얽힌 전설, 북극성을 찾는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 북극성을 찾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작은곰자리(북두칠성)에서 찾는 두 가지 방법이 북극성을 찾는 대표적인 방법이었다. 다음으로는 등화채집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등화채집은 야간에 활동하거나 주광성 곤충을 채집하는데 쓰이는 방법으로, 텐트 모양의 흰색 장막 속에 불빛이 강한 전등을 세워 놓으면 벌레들이 모여든다. 이때, 곤충들이 불빛에 모이는 이유는 곤충이 불빛을 방향을 알 수 있는 달이나 별로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선생님께서는 등화채집을 할 때 모이는 곤충들의 사진들과 종류를 설명해 주셨다. 우선, 나방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데, 이 나방들 중세는 만지면 독이 오르는 나방인 독나방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 사슴벌레류나 하늘소, 풍뎅이, 매미, 하루살이 등이 모인다고 하셨다. 설명을 듣고 나서는 직접 등화채집을 하러 나섰다. 멀리서 보니 흰색 텐트가 거의 검정색으로 보일 정도로 곤충들이 많이 모여들어 있었다. 그 중, 암컷 사슴벌레와 하늘소는 우리가 가장 많이 관심을 보였던 것이었다. 암컷의 사슴벌레는 수컷과 달리 앞쪽의 뿔이 휠씬 짧았다. 그 외에 잠자리와 매미들도 꽤 모여들었는데, 잠자리와 매미들은 불빛을 보고 낮인 줄 알아 모여들었다고 한다. 많은 나방들, 풍뎅이들, 하늘소등.... 그 사이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이상한 곤충들도 몇몇 있었다. 작년 전국대회때에도 등화채집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 같은 등화채집을 하는데도 작년보다 더 많은 곤충들이 모여들어 더 재밌었다. 등화채집을 마지막으로 첫 날의 활동도 끝이 났다. 다음날 아침, 창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간지럼과, 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잠을 깼다. 시계를 보니 여섯 시. 여섯 시 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곳의 아침 햇살은 유난히도 환하고 따사로웠다. 아침으로 맛난 미역국과 밥을 먹고나서는 둘째날의 활동을 시작했다. 둘쨋날의 활동도 역시 조별 경쟁이었는데, 이번에는 어제의 나무와 야생화 찾기 보다 더 힘든 활동이었다. 바로, 잠자리와 나비 잡기! 이번에는 얼마나 많이 잡는지는 상관없이 얼마나 많은 종류를 잡는 지가 우선이었다. 잠자리는 잔디 광장에 많이 날아다녀서 잡기가 쉬웠지만, 나비는 어제 야생화를 찍으면서도 잘 보지 못해 많이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잘못된 우려였다. 아! 여기가 어디.....? 자연휴양림의 뒤쪽으로 난 넓은 길은 그야말로 나비의 천국이었다. 여기도 나비, 저기도 나비! 나비는 잠자리보다 덜 날쌔서 잡기가 수월했다. 남경이 언니와 가온이 언니, 그리고 연우의 활약으로 잡은 나비가 모두 12마리! 이 나비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날개를 뽐내고 있었다. 어쩌면 하나하나 그토록 각기 다른 모습인지...그저 신기하기만 할뿐이었다. 시간은 쏜 화살과도 같다고 했던가. 어느 새 두 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드디어 다른 조와 잡은 곤충들을 비교해 보는 시간! 우리 조가 1등을 하기를 내심 기대했건만, 나비인줄 알고 잡았던 나방 때문에 2점이 깎여 2등을 하고야 말았다. 조금 아쉽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나비와 잠자리의 종류와 구분법을 배우게 되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곤충 채집을 마지막으로 1박 2일 활동을 마쳤다.
버스를 타고 차창 밖을 보니 우리가 담겨져있던 초록 바다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깔깔 웃으며 즐거웠던 친구들과의 유쾌했던 웃음소리와 우리의 서툰 손끝에도 친구가 되어준 나비와 잠자리들 ,풀숲의 작은 바람과 따가운 햇볕까지.... 또 한번 초록의 추억을 품고 가는 나는 정말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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