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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 홍릉숲에서의 즐거웠던 마음의 울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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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4-03-0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3652 |
2009년 4월 27일 김주은 학생이 작성한 글입니다.
연초록 홍릉숲에서의 즐거웠던 마음의 울림들... -불암초 김주은
“찌르릉, 찌르르릉” 알람 소리가 하루의 막을 열었다. 시간을 보니 이른 아침. 지난번 ‘어린이 숲 리더’라는 그린레인저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을 했는데, 그게 합격이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 개강식을 하러 국립산림과학원(홍릉수목원)으로 가는 것이다. 하늘을 보니 회색구름이 가득한 게 곧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상관없다. 조금은 불편하기도 하겠지만 비가 오는 홍릉숲은 얼마나 싱그럽고 아름다울까?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50분 여를 달려 도착한 홍릉수목원. 딱 들어서는 순간 상쾌하고 짙은 풀내음은 날 반갑게 맞이한다. 울창한 나무 내음, 흙내음, 아름다운 꽃들의 내음 한 줌 다가와 코 끝에 입맞춤을 하는 듯 했다. 잠시 뒤 시작된 개강식에는 30여명의 숲 리더들이 참석하였다. 선서와 함께 엄숙하게 진행된 개강식을 마치고 나서는 박홍식 선생님께서 야생화 슬라이드 강의를 하셨다. 앉은 부채, 변산 바람꽃, 호랑이 바람꽃, 복수초(福壽草) 노루기, 얼레지, 제비꽃 등의 식물을 사진으로 보고 특징을 배웠는데, 그 중 얼레지는 다시 꽃이 피는데 6~7년이나 되는 긴 기간이 필요한 식물이라고 한다. 또, 잎에는 자주색 무늬가 있고 꽃은 아래를 향해 달리며, 25℃이상이 되면 꽃잎이 완전히 뒤로 젖혀지는 아주 예민한 꽃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식물인 ‘미모사’ 못지않게 이 얼레지도 예민한가 보다. 재미있게 야생화 강의를 듣고 나니 벌써 12시. 우리는 각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친구들과 함께 먹는 꿀맛같은 도시락!! 점심 식사 후에는 밖으로 나와 야생화를 직접 관찰해 보았다. 이 활동은 이번 활동 중 가장 흥미로웠던 활동이었다. 밖에는 아스라하게 비가 이따금씩 떨어졌다. 순간! 홍릉숲 안에서, 나는 이토록 아름다운 연초록의 정경을 머금고, 한줄기 바람자락에 실려오는 이 수풀의 싱그러운 연주에 잠시 마음이 울렁이기 시작했다. 자, 이제부터......내 눈과 코와 귀 모든 감각기관의 심오하고도 신나는 발동이 시작되려는가...? 없는듯, 있는듯...온통 초록숲으로만 보였던 그 안에는 자그마하고 아리따운 여린 꽃들이 곳곳에 수줍은듯 자리하고 있었다. 야생화들이다. 얼굴이 크고 화려한 꽃들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품고서......“주은아...왔어..?”하며 살짝 미소짓다 다시금 금방 수줍게 고개를 떨굴것만 같은 그런 꽃들... 정답고 아름다운 친구들이다. 내가 관찰한 야생화는 둥굴레와 수수꽃다리 였는데, 그 둥굴레는 잎 하나에 꽃이 하나씩만 달리고, 꽃은 땅을 향해 달렸다. 크기는 2~3센티미터이고, 초롱꽃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하얀색이다. 우리가 주로 끓여먹는 둥굴레차는 꽃이 지고 난 뒤에 피는 열매로 만든다고 한다. 또, 수수꽃다리는 ‘라일락’의 우리말이라고 한다. 원래 이 라일락은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왔다가 이 수수꽃다리의 향기가 너무 좋아 자신의 나라로 들고가 품종계량을 한 뒤, 다시 우리나라에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수출을 하였다고 한다. 라일락이 수수꽃다리라니...... 설명을 듣고 나서는 수수꽃다리의 잎을 하나 따서 먹어보았다. 꽃의 향기가 좋으니 잎의 맛도 좋을 거라 예상했는데 결과는 정 반대였다. 잎이 혀에 닿는 순간, 얼마나 쓰던지 혀가 마비되는 줄 알았다. 뭐든지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밖에도 윤판나물, 큰개별꽃, 금낭화 등 여러 야생화를 보게 되어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야생화 관찰을 마치고 다시 교실로 들어와서는 오늘의 마지막 활동으로 환경-지구 온난화 등을 배우고, 포스트잇에 나무에게 하고싶은 말을 써서 앙상한 나무를 울창히 만들어주는 활동을 했다. 나는 나무에게 하고싶은 말들뿐만 아니라 나무가 주는 혜택에 대해서도 써 보았다. 이렇게 하고 나니 나무에 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어 정말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어린이 숲 리더’의 첫 하루를 가졌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시작된 오늘, 열세살 4월에 나누었던 홍릉숲과의 첫이야기... 또하나 소중한 느낌들을 얻어 가는 즐거운 기억으로 내 마음도 꽉 차 오르는 것 같았다. 6월에 있을 활동들도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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